미분양 리스크 여전…악성 미분양 2.2만 가구
선별분양 움직임…분양시기 조정 단지 늘수도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지방 공급 비중이 44.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는 지방에서는 건설사들의 선별 분양 움직임도 뚜렷해지면서 하반기에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9만7883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지방 공급 물량은 4만3153가구로, 전체의 44.1%를 차지했다. 수도권에는 5만4730가구가 분양되면서 공급 비중이 55.9%로 나타났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2022년에는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많은 아파트가 공급됐다. 지방 아파트 공급 비중은 2020년 48.4%에서 집값 급등기인 2021년에는 60%까지 치솟았고, 2022년에도 56.8%로 수도권보다 공급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지방 공급 비중은 2023년 43.9%, 2024년 42.9%까지 떨어졌고, 올해도 40%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방 건설업체의 줄도산 등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면서 공급이 위축된 가운데 수요 감소로 미분양 주택까지 증가하면서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정부의 지방 건설경기 지원 대책 등으로 미분양 주택이 다소 감소했지만, 지방에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만 가구 넘게 적체돼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4.4% 감소한 6만3734가구로 나타났다. 지방 미분양 주택도 3.1% 줄어든 4만9795가구로, 5만 가구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만 가구를 넘어선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6월 기준 2만6716가구를 기록했고, 이 중 83.5%인 2만2320가구가 지방에 쌓여 있다.
초강력 대출 규제가 포함된 6·27 대책 이후에는 건설사들의 선별 분양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지방에서는 미분양 적체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시기를 조정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지방 분양예정 물량은 1만1536가구다. 지역별로 ▲부산(3277가구) ▲충북(2351가구) ▲강원(1714가구) ▲경남(1428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대구와 경북, 전남 등 기존 공급량이 많거나 수요가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는 건설사들이 공급 일정을 조절하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8월은 여름 비수기가 맞물려 수요층의 청약 집중도가 낮아질 우려가 있는 만큼, 분양 시기를 조율하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남일보 관리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