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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연예

‘외로움부 장관’신설 제안

호남일보 관리자 기자 |

 

‘외로운 죽음’고독사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고독사 사망자가 각각 3559명, 3661명으로 2020년 이래 4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20대와 30대의 경우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의 비중이 20대는 59.5%, 30대는 43.4%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청년들은 더욱 고립된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외롭다고 답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거나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라고 했다. 

늙고 은퇴한 노년층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학업에 몰두해야 하는 청소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외롭긴 마찬가지다. 군중 속에 있어 역설적으로 더 외롭고, 지인들의 SNS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50대는 각종 삶의 위기를 마주하는 시기다. 그중에서도 남성 1인 가구는 자신의 고민을 나누지 않고 홀로 이 고독을 버티다가 사회로부터 단절된다. 고독사하는 중장년 남성이 가장 많은 이유는 뭘까.

보건복지부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717만 명, 이 중 고독사 위험군은 152만 5000명이다. 

1인 가구의 21.3%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중 고독사 위험군으로 꼽힌 사람들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40대는 25.8%, 50대는 33.9%이다. 40~50대를 합하면 59.7%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60대(30.2%)까지 아울러 보면 89.9%로 약 90%에 이른다. 40~60대가 고독사 고위험군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남성이 84.2%로 여성보다 5배 많았고, 이 중 50~60대인 중장년층이 58.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60대(29%)까지 고려한다면 87.6%에 이른다. 40~60대는 고독사 고위험군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장 많이 고독사하는 나이대인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고령화율은 20%가 넘는다. 고령화가 가장 진척된 일본에는 못 미치지만 진행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1인 가구는 이미 30%를 넘었다. 고독사 위험군은 전체 인구의 3%인 152만명에 이른다. 고독사는 2021년 3378명으로 5년 사이 40% 급증했다. 전체 죽음의 1%가 고독사라니 놀랍고도 서글프다. 

영국은 2018년 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독을 담당하는 ‘외로움부’를 신설해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관련 부처 장관이 이를 겸직했다. 

전체 인구 6600만명 중 약 14%인 900만명이 고독을 느낀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게 계기가 됐다. 

일본은 일찌감치 영국을 벤치마킹해 2021년 ‘마을·사람·일자리 창생본부’라는 총리 직속 기구를 두고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해 지방창생 장관이 겸직한다. 

미국 정부는 최근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 보고서를 통해 외로움을 비만이나 약물중독 같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가는 데 17년이 걸렸는데, 이는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보다도 7년 빠르다. 일본은 24년, 미국은 72년, 프랑스는 115년이 걸렸다.

외로움은 전염성이 강한 사회적 질병이다. 

국가 차원의 고독 탈출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고독사 정책은 외로움의 ‘결과’에 맞추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원인’인 고립감과 외로움을 살펴야 한다. 그래야 고독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외로움을 담당할 장관을 두면 어떨까.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외로움 관련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가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 첫 내각 개편 시기에 ‘외로움부 장관’을 신설 임명하거나 보건복지부 아니면 여성가족부 산하에 ‘외로움 담당청’을 두어 국민 모두가 외로움에 벗어나는 행복추구권이 실행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