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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주저앉고' 괴물 폭우가 휩쓸고 간 광주천

사흘간 500㎜ 폭우 광주 양동시장 복구 구슬땀

범람 위기 임박했던 광주천 산책로는 아수라장

호남일보 관리자 기자 |

최근 사흘간 500㎜ 이상 괴물폭우가 할퀴고 간 광주 도심에서 복구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20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주차장. 쏟아진 물폭탄에 인근 광주천에서 범람한 빗물이 휩쓸고 간 흔적은 처참했다.

주차장 입구는 강한 물살을 따라 밀려온 토사물과 수풀 등으로 막혀 있었다. 천장엔 배관 덕트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주차장을 오가는 계단 4곳 모두 파손돼 있었다.

시장 공영주차장 관계자 10여 명은 전날 비가 잦아들기 시작하자 수해 복구에 나섰다. 이들은 삽으로 진흙을 쉴 틈 없이 퍼 담았다.

물에 젖어 수십㎏ 달하는 수풀들을 힘겹게 옮겼다. 치우고 버려도 끝이 없는 토사물에 연신 가쁜 숨을 내쉬었다.

입고 있는 옷이 젖고 더러워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하루빨리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김원동(63) 양동 공영주차관리소장은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거센 비가 쏟아질 때면 하천이 범람해 매번 주차장이 잠긴다. 직원 모두 합심해서 치우고 있지만 벅차다. 천장 조명등과 CCTV 모두 작동이 되지 않고 방문객 주차장 계단마저 박살났다.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양동시장과 접해있는 광주천 산책로도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변 운동 기구엔 수풀이 뒤엉켜 있었고 수십 그루의 무궁화나무는 허리를 못 편 채 쓰러져 있었다. 자전거도로 옆에는 마치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지반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산책을 나온 주민들은 '큰일이네', '이를 어쩐다' 등 탄식을 내뱉으려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주민 김정필(67)씨는 "비 때문에 며칠 산책을 못 나오다 오늘 나왔는데 현장이 끔찍하다.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몇 년 전에도 폭우로 하천 인근이 엉망이 된 적이 있었다. 또 다시 수해가 나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남편과 함께 산책 중이던 김이심(59·여)씨는 줄지어 누워있는 무궁화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김씨는 "며칠 전만 해도 예쁘게 핀 꽃향기도 맡고 사진도 찍었는데 이런 광경을 보니 어이가 없다. 자연재해를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광주에는 누적 527.2㎜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광주천 범람 위기로 양동시장 일대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