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가 '국가신경망처리장치(NPU) 컴퓨팅센터' 유치로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내년이면 NPU의 대량 생산을 통한 국산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25 미래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을 공식 제안하고, 타당성 조사 등에 필요한 예산 20억 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광주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컴퓨팅센터 유치가 무산된 뒤, 세계 인공지능(AI) 시장 흐름과 국내 생산 기반을 고려해 NPU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AI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현재 GPU 시장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26만 장 공급을 약속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신 칩은 미국 기업에만 제공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면 AI 연구의 또 다른 핵심 칩인 NPU는 이미 국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광주에서는 에이직랜드, 에임퓨처,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팹리스 기업이 실증·검증 사업을 통해 국산 NPU를 개발했고, 고도화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광주시와 협약을 맺고 지역 사무소를 설립한 퓨리오사는 “내년 NPU 칩 수만 장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퓨리오사는 NPU 기반 AI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2021년 첫 양산 칩 ‘비전 NPU’에 이어 지난해 2세대 칩 ‘레니게이드’를 선보였다. 퓨리오사 칩은 거대언어모델(LLM) 구현뿐 아니라 사진과 영상을 인식해 상황을 추론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내년 차세대 NPU 칩이 대량 생산돼 광주시가 추진 중인 국가 NPU 컴퓨팅센터에 공급되면, 국산 기술력으로 AI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NPU의 가장 큰 장점은 GPU보다 전력 소모가 최대 3배 이상 적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회로를 제거하고 연산 기능에 집중해 효율이 높으며,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스마트폰·노트북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세계 시장도 NPU와 GPU를 병행해 초거대 AI 모델의 경량 학습과 핵심 연산을 수행하는 흐름으로 이동 중이다.
광주시는 NPU 컴퓨팅센터 초기 구성에서 NPU 70~80%, GPU 20~30% 비율로 약 1만 장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퓨리오사 백준호 대표는 “NPU 칩은 AI 데이터 추론 전용으로 생산할 계획이며, 국산화는 물론 세계 시장 수출도 가능하다”며 “내년 수만 장 생산을 통해 공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AI 데이터센터와 NPU 센터가 결합되면 AI 기술을 접목하는 기업과 연구 인력이 모여들 것”이라며 “광주는 정주 여건도 좋아 지금이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최태조 광주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비행기에 비유하면 NPU는 효율적인 장거리 순항 엔진, GPU는 복잡한 이착륙과 조종을 담당하는 보조 엔진과 같다”며 “세계적 추세는 NPU와 GPU의 조화”라고 말했다.
그는 “국산 NPU를 센터 단위에서 실증한 경험이 아직 없는 만큼, 실증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남일보 인터넷신문 관리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