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최 도시로서 명실상부 ‘양궁 메카’로 자리매김한 광주에서는 금빛 명궁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여자 금메달리스트 서향순을 시작으로 ‘혼성·여성 단체전, 개인전 금메달’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안산까지 기라성 같은 궁사들이 광주에서 나왔다.
광주 양궁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은 수준급 선수 배출과 이에 걸맞는 인프라 구축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4일 광주양궁협회에 따르면 지역 명궁 계보의 태동은 전남 곡성 출신 서향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향순은 광주여고 재학 중이던 1984년 LA올림픽에 홀로 출전, 당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서향순이 금메달을 목에 건 나이는 불과 만 17세. 이 기록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반효진이 만 16세10개월18일 시점에 금메달을 따내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
서향순의 금빛 환호를 시작으로 광주에서는 명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광주 양궁의 금맥은 장용호가 2000 시드니올림픽,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승전보를 울리면서 다시 한번 이어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6연패를 이끈 곡성 출신 주현정도 금빛 시위를 이어가며 광주 양궁의 입지를 다졌다.
‘신궁’ 기보배는 광주가 ‘금빛 양궁 산실’로 올라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2004 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로 화려하게 데뷔한 기보배는 2010광저우아시아게임, 2012런던올림픽,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2016 리우올국립목포대-전남도립대 통합대학으로 첫 신입생 모집
림픽 등지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광주 양궁의 위상을 드높였다.
뒤이은 광주 양궁의 후계 주자는 최미선이었다. 최미선은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필두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둬들이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 화려하게 데뷔한 안산은 광주 양궁의 ‘새 시대’를 열었다. 안산은 도쿄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대한민국 양궁 역사상 첫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최근에는 광주여대 출신 오예진이 제43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 양궁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광주 양궁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궁사들의 금빛 활약 배경으로는 지역사회의 튼튼한 인프라와 체계적인 교육이 꼽힌다.
서향순의 LA올림픽 제패 이후 1987년 광주에는 서구 풍암동 염주체육관 내에 ‘서향순 양궁장’이 세워졌다. 지역 양궁계에서는 이를 지역 양궁사의 산실로 본다.
당시 국내 최대 규모였던 60개 사대·길이 150m·폭 120m로 지어진 서향순 양궁장은 수십년 동안 지역 양궁 꿈나무들이 꿈을 키우는 장이 됐다.
이후 노후 문제가 불거지며 지역에서는 양궁 교육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숙원은 사업 결실을 맺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를 계기로 광주국제양궁장이 개관했다. 광주국제양궁장의 별칭은 서향순·기보배 양궁장이다.
광주 양궁 발전의 한 축은 걸출한 전·현직 교육자들의 기여도 있다.
박익수 광주양궁협회 부회장, 김성은 광주은행 텐텐양궁단 감독 등이 양궁계를 변함 없이 지키며 양궁 꿈나무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도자들은 ‘명궁 계보’를 이으려면 아낌 없는 투자와 전문 지도자 양성, 생활 체육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부회장은 “안산의 성공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유망주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이 양궁 메카 광주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적기다. 기존의 성공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고 과학적 훈련 방법을 도입해 첨단 훈련 시설 확충에 중점을 두는 식으로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훈련 방법론 개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 대응, 지도자 역량 강화, 국제교류 활성화도 역설했다.
또 “양궁이 생활체육으로서 일반인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양궁 대중화도 고민할 시점이다. 대중화는 곧 유망주 발굴, 나아가 양궁 메카의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호남일보 관리자 기자 |